그렇게 속초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마지막 날이 오고 말았습니다.
매우 따끈 따끈하던 온돌방.
쓴 이불도 개어서 한쪽 구석에 몰아둡니다. 옷장에서 걸어둔 옷도 다 꺼냅니다. 이제 2박 3일간 함께 한 정든 방을 비워줄 시간이지요.
방이 하나 더 있습니다.
온돌방과 비슷한 크기의 여분의 방. 방이 하나 남아서 하루는 여기서 잤습니다. 5인실이고 추가요금을 내면 인원을 더 수용할수도 있다고 합니다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코로나 이후로는 추가인원은 받지 않고, 정원만 받는다고 합니다.
거실도 뭐 어지럽히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대강 정리합니다.
하나하나 치웁니다. 짐도 싸고 챙길거도 챙깁니다. 뭐 놓고가는건 없는지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말이지요. 2박 3일간 내집처럼 편하게 있었던 곳입니다.
2000년대 초반 느낌이 물씬 나던 주방도 정리하고 설거지도 싹 해둡니다. 냉장고도 비웁니다.
3일간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있게 해준 식탁도 물티슈를 이용해 싹 닦아줍니다. 뭐 어짜피 나가면 청소하는 직원이 와서 청소를 다시 하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쓴건 깔끔히 해놓고 가야지요.
냉장고도 다 비웁니다. 가져온 것과 이마트 속초점에서 추가로 구입한것들도 대부분 다 먹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남은게 있었습니다. 쓰고 버리고 올 생각으로 베라 스티로폼 아이스박스에 넣어가지고 온거였는데 그거 그대로 다시 가져가게 되었네요. 의외로 냉장식품이 몇몇 남아서 아이스박스에 넣어서 다시 가져왔네요.
그렇게 방을 정리하고 나서서 시동을 겁니다.
영하 7도. 1~2도의 편차가 있는걸 감안하면 속초의 기온은 영하 8도정도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차가 추웠는지, 쎄루가 천천히 쳐집니다. 그리고 RPM이 1500으로 고정되네요. 패스트 아이들..
예열도 할겸 시동을 걸어놓고 짐을 하나 둘 차에 실어둔 뒤 체크아웃을 합니다. 체크인 할때 결제할줄 알았는데 체크아웃때 결제를 하더군요. 정산을 하고 방 키를 반납하고 리조트를 나섭니다.
바람은 거세게 불지만, 날이 맑고 화창합니다.
금호리조트에서 바라보는 설악산과 동해고속도로도 이젠 끝입니다.
성수기가 아니라 이곳에 주차할 일은 없었지만.. 여튼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철제 주차장도 안녕입니다.
다소 외진곳에 있어서 차를 대고 좀 걸어오긴 해야합니다만, 어쨌든 안녕입니다. 금호리조트 설악에서 3일간 편히 머무르다 갑니다.
내 집처럼 숱하게 드나들던 리조트로 오고 가는 길도 지금이 마지막입니다.
이제 네비 없이도 다닐수 있는데, 익숙해지자 갈때가 되어버렸네요. 첫날 체크인하고 짐을 옮겨놓고 설악산국립공원으로 가기 위해 가던때가 오버랩됩니다.
여기서 좌회전하면 속초톨게이트..
직진하면 한화리조트가 나옵니다. 우회전하면 고성가는 길이구요.
아까 좌회전해서 고속도로 타러 가는 길입니다.
지나갈때만 해도 산불났었구나 싶었는데 글 쓰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늦장대응으로 욕을 바가지로 먹었던 지난 강원도에서 산불이 났었네요. 그 여파인지 아직도 민둥산인곳도 있네요. 여튼 산불은 참혹합니다. 산불만이 아니라 화재로 인한 피해는 막대합니다. 자나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도록 합시다.
분명 3일전 드디어 속초에 도착했다며 지나간 곳인데, 이제 속초를 떠납니다.
톨게이트에 진입합니다. 하이패스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일반 차량이니 통행권을 뽑는 일반차로로 들어갑니다. 근데 뭐 교통카드 결제가 되는지라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통행권을 뽑는 행위에 그닥 귀차니즘을 느끼지도 않구요.
평일 낮 동해고속도로는 한가합니다.
뭐 올때도 그랬지만, 갈때도 한가하네요. 휴가철엔 어떨지 궁금하긴 하네요. 바람이 많이 부네요. 마파람이 불어서 차가 공기 저항을 받는 소리가 들립니다.
강릉 63km.
강릉에서 속초까지의 거리가 대강 톨게이트 기준으로 대전에서 천안정도 되는가봅니다. 천안은 안되고, 독립기념관이 있는 목천정도 되겠네요.
내내 평지에서 밟고 있던 악셀로 언덕에 오니 속도가 떨어지네요. 조금 더 깊게 밟습니다.
오마이걸의 갓곡인 한 발짝 두 발짝을 들으며 갑니다.
차가 또 한대도 없습니다.
계속 갑니다. 아마 평일 낮시간대라 차가 없는듯 하지요. 저 앞에 북양양톨게이트가 있습니다. 3일 전에 왔던 길 다시 돌아가고 있습니다.
양양분기점에 다다릅니다.
올때 탔던 60번 고속도로 서울양양고속도로로 갈라지는 그 분기점 맞습니다.
양양분기점인데.. 안갈라지고 강릉쪽으로 계속 갑니다.
갈때는 인제양양터널을 안탈듯 합니다. 뭐 새로운 루트로 가는것도 하나의 경험이지요. 강릉쪽으로 계속 갑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인 오마이걸의 비밀정원을 들으며 갑니다.
이 노래로 컬러링을 할지 러블리즈의 안녕 (Hi~) 로 할지 고민하다가 러블리즈 노래로 골랐습니다. 쓸때없는 얘기긴 한데 저런 분위기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아이돌 보이그룹 노래랑 랩 빼고 다 듣는 1인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랩은 흥도 안나고 재미도 없다고 느낍니다. 방해만 되고 별로더군요..
오렌지캬라멜의 상하이 로맨스를 들으며 갑니다.
애프터스쿨의 유닛 활동체였던 오렌지캬라멜입니다. 요새 초딩 중딩들은 애프터스쿨이랑 오카를 모른다고 합니다. 뭐 대우는 모르고 쉐보레는 아는, 마티즈는 모르고 스파크는 아는 애들이니 말 다했죠..
다소 오래된듯한 터널도 지나갑니다.
현남터널. 전조등을 켜라는 이정표도 붙어있습니다. 올라가는 선형의 터널이네요. 건축 양식이나 벽면의 모양이나 전등을 보니 80년대에 만들어진 터널인것 같네요.
LED로 바꾼 터널도 많습니다만, 여긴 노오란 주황빛이 도는 전등입니다. 물론 LED가 밝고 전기는 덜 먹어서 좋지만, 터널에 들어갈때 땡땡이처럼 현란하게 점등된 LED를 보면 없던 환 공포증이 생기는 기분입니다. 다소 징그럽다고 해야할까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터널의 조명은 LED가 아닌게 좋은것같기도 합니다.
주문진을 가려면 남양양톨게이트로 빠져야하는듯 합니다.
건오징어로 유명한 그 주문진입니다. 저렴하면 한묶음 사갈까 싶다가도 요새 오징어값이 금징어인지라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그래도 오징어의 본고장이니 가격이 궁금하긴 하네요.
글을 쓰는 이 시점까지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
아니 남양양톨게이트에서 서울까지 235km나 찍힌답니다. 135km라면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235km나 찍힌다는게 전혀 믿기지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저런 이정표에 구라를 쳤을리는 만무한데... 미스테리합니다. 부친도 저 이정표를 보시자마자 "아니 주문진에서 서울까지 235km나 찍힌다고?" 라고 하셨습니다.
깔끔한 상태의 SM525V.
SM525V도 열심히 달립니다. 개인적으로 르삼차랑 쌍용차는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저시절의 순수 삼성자동차라면 감성으로 탈만한 차가 아닐까요. 닛산 맥시마를 베이스로 해서 들인 차인지라 일본차 냄새가 물씬 납니다.
추억의 AD 시승차를 생각나게 해주는 노래입니다.
트와이스(TWICE)의 Dance The Night Away. 2018년 여름에 신곡으로 나왔던 노래로 기억합니다. 저 노래로 시승차 AD의 JBL 스피커 음질을 테스트한다고 재생했었죠. 저 노래만 들으면 그때의 추억과 그때의 행복했던 순간이 새록새록 기억납니다. 계속 들으며 갑니다.
평일 낮이라 차가 없다시피 한듯 합니다.
동해고속도로 강릉 이남구간은 최근에 만든 고속도로는 아닌건지 대번에 속초~강릉 구간보다는 연식이 느껴집니다. 뭐 속초~강릉 구간이 개통된지 3년 남짓밖에 되지 않은 곳이니 그럴만도 하지요.
영동고속도로로 갈라지는 강릉분기점이 나타나려는듯 합니다.
여기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호법분기점에서 중부고속도로로 갈라지려는 생각이신지, 뭐 잘은 모르겠습니다 ㅋㅋ 일단 계속해서 갑니다.
여기도 지나간다고?
도대체 어디를 가려는걸까요. 영동고속도로로 갈라지는 강릉분기점도 지나갑니다.
도대체 어디를 가려는걸까요?
이정표에 동해 지명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강릉톨게이트가 1km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어딜 가려고 하는걸까요. 어딜 가려고 하는건지는 다음 글에서 밝혀질 듯 합니다. 다음 글에서 뵙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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